“제주 들불축제는 양두구육(羊頭狗肉)식 축제”

[제주도의회 제444회 정례회] 고태민 의원, 법 테두리 내 달집태우기, 불꽃쇼 반영 촉구

“제주들불축제가 본래의 정체성을 잃고 ‘양두구육(羊頭狗肉)’식 껍데기 축제로 전락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444회 정례회 도정질문과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예산 심사에서 고태민 의원이 제주들불축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인 고 의원은 “지난 1997년 시작돼 제주의 대표 전통축제로 자리 잡은 들불축제가 최근 3년간 정상 개최되지 못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1억 원의 예산을 들였지만 불 한 번 피우지 못했다”며 “2026년에도 18억 원이 추가로 편성된 상황에서 실질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고태민 제주도의원이 제444회 정례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예산 심사에서 제주들불축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고 의원은 “제주들불축제에 대한 제주도민의 여론 역시 우호적이지 않고 2023년 숙의형 원탁회의에서는 축제 유지 의견이 50.8%로 가까스로 과반을 넘겼다”면서 “올해 5월 도의회 의원 대상 조사에서는 디지털 중심 전환에 반대가 59.1%, 들불축제 명칭 폐지 찬성 의견도 50%에 달했는데 도민 의견을 외면한 축제 운영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역구가 제주시 애월읍갑 선거구인 고 의원은 “불놓기 금지와 관련된 법적 해석의 혼선도 도마에 올랐듯이 새별오름은 산림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임야 외에는 없는 새별오름을 산림으로 간주한 도지사의 해석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산림청 역시 산림보호법 위반이라는 명확한 판단을 내린 바 없으므로, 법제처를 통해 정확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고 의원은 들불축제를 주관하는 제주시를 상대로 “제주도의원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 전환에 반대하고 있으며, 우리 상임위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예산 편성에 앞서 연초에 도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소한의 민속 재현, 달집태우기, 불은 피우지 않더라도 불꽃쇼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새별오름의 잡목을 제거해 산림청이 주장하는 위법 요소를 피할 수 있으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인 만큼 신중히 검토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향후 세부 계획을 설계할 때 위원장님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고태민 의원은 “불놓기 없는 들불축제는 본질을 잃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단언하고 “안전한 범위의 새별오름 일부 구역에서 통제된 불꽃쇼, 달집 태우기만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기획 단계부터 관광공사, 관광협회 등 여러 기관과 도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제주 대표 축제라는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듯 도민과 도의원 다수가 디지털 전환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시의 예산심사까지 제주도정이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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